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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들의 애인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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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이 ‘애인’에 대해 쓴 글 제목 중 일부 ‘호남형이지만 무뚝뚝하고 돈벌이가 시원찮은 남편, 생긴 것은 남편과 정 반대지만 돈 잘 버는 애인. 가난한 남편은 그 흔한 영화구경 한번 안 시켜줬지만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부자 애인은 명품 가방을 선물하고 최고급 레스토랑의 문턱을 자주 드나들게 해 줬다. 총각인 애인이 상류사회의 ‘물’을 맛보게 해 줬지만 추남이라 같이 다니기 부끄럽고 ‘대화’가 안 통해 이제 그만 만나고 싶다. 남편이 알까 두렵기도 하고…’ 최근 주부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동호회에 30대 중반의 주부가 ‘애인’에 대해 올린 글 중 일부다. 이 글에 대한 주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댓글 중 80%는 “능력 있는 총각애인을 왜 버리냐”며 “애인이 있어 부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차피 데리고 살 것도 아닌데 (애인이) 못 생긴 게 대수냐”는 주부도 있고 “부자 애인을 둬서 부럽다. 음지에서 만날 텐데 얼굴이 무슨 소용이냐”는 의견을 내놓은 주부도 적지 않았다. 일부는 “애인 만드는 비법을 전수해 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남편 외의 남자에게 눈길을 돌리는 것 자체가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그만 정신을 차리라”고 쓴 소리를 하는 주부는 소수에 그쳤다. 2000여명의 주부가 활동하는 이 동호회에는 ‘애인’에 관한 글이 자주 올라온다. 주부들이 자주 드나드는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에서도 ‘애인’을 둔 주부들의 고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자 홧김에 맞바람을 피운 경우도 있고, 직장 내 동료 또는 결혼 전 사귄 남자와 재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동창이나 학부모 모임 등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함께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부킹’을 통해 만난 남자와 ‘선을 넘었다’는 주부도 있고 골프장 ‘그늘집’(골프장에 음료나 간단한 음식을 파는 곳)에서 알게 된 남자와 애인사이로 발전한 경우도 있다. 대다수 ‘애인’을 둔 주부들은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면서 “삶의 활력소를 얻었다”고 고백한다. 반면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불안하다”고 고백하는 주부도 있다. 결혼 17년차에 접어든 간호사 김모씨(41ㆍ경기도 분당)는 여섯 살 연상인 남편과 소 닭 쳐다보듯 하는 관계가 된지 오래다. 대화의 내용은 자식 교육과 집안의 대소사, 그리고 돈 얘기가 전부다. 딱히 대화를 나눌 시간도 없고 성관계 또한 ‘의무방어전’ 수준이다.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이었던 김씨에게 지난 3월, 50대 초반의 한 남자가 잔잔한 그의 가슴에 돌을 던졌다. 치료를 위해 한 달여 동안 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 김씨가 사랑의 감정이 싹텄다. 김씨는 퇴원하는 환자에게 용기를 내 사랑을 고백했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히 발전했다. “운전 중에 그분이 제 손을 쓰다듬었는데 그만 숨이 멎는 것 같았어요. 그런 감정, 다시는 맛볼 수 없을 줄 알았죠. 그분을 만난 이후 운동을 더 열심히 해요. 날씬하고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죠. ‘아줌마’에서 ‘여자’로 다시 태어난 느낌이예요.” 고등학생과 중학생 남매를 둔 주부 박모씨(43ㆍ대구광역시)는 지난해부터 밤 외출이 잦아졌다. 나이트클럽에서 알게 된 애인과 자주 만나기 때문이다. “애인에게 촌스러운 본명대신 예명을 가르쳐 줬다”는 박씨는 요즘 주부들 사이에 “30대 주부가 애인을 두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지만, 50대에 애인을 둘 경우 ‘가문의 영광’으로 여긴다는 우스갯소리가 떠돈다”고 말했다.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자녀를 둔 30대 주부에게 애인이 있으면 아이와 가정을 팽개치고 밖으로만 나돌아 집안이 쑥대밭 되기 때문에 패가망신하는 거고, 폐경기에 접어든 데다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끝날 즈음인 50대 주부에게 애인이 생기면 ‘가문의 영광’이라면서 축하하는 거죠.” 한국남성의전화 이옥이 소장은 “아직까지 (외도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편이지만 아내의 외도 때문에 상담하는 남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라며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여성의 외도 또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1년 3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우리나라 여성의 41%가 혼외정사의 경험이 있다고 보도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렇다면 여성이 외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살았다는 강모씨(40ㆍ경기도 고양시)는 “중년에 접어들면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허전함이 찾아와 인터넷 등산 카페에서 알게 된 남자와 몇 번 만났고 그 과정에서 사랑의 감정이 싹텄다”며 “남편과의 정신적인 교감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은 것이 외도의 큰 이유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앞서 언급한 간호사 김씨는 “남편이 가정보다는 직장과 사회생활에 열중하면서 가정, 특히 아내에게 무신경할 뿐만 아니라 퇴폐적인 회식문화와 소위 ‘2차’를 서슴지 않는 불건전한 밤 문화가 우리 부부의 애정전선에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만약 남편이 나를 방치하지 않고 무관심하지 않았다면 외도하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세 아이를 둔 전업주부 김모씨(38ㆍ서울 강남구 도곡동)는 “허물없이 지내는 아줌마들끼리 만나면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애인 있냐’고 묻기도 한다. (애인) 없으면 괜찮은 남자 소개해 주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씁쓸하지만 이것이 우리 생활 속 깊숙이 파고든 현실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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