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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당하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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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306회 작성일 10-12-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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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 당하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다.

이혼 당하는 남성, 이혼 당하는 여성보다 많아

이혼 권하는 사회, 남자들이 사는 법

3쌍 중 1쌍 결별, 여성보다 더 스트레스 시달려…

\"자기를 새롭게 찾는 기회로 삼자\"

40대 후반인 김아무개씨는 요즘 아내 때문에 애간장이 녹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겨울, 그는 회사에서 명예 퇴직을 했다.

한두 달 쉰 뒤 퇴직금을 갖고 사업을 해보려고 했지만, 금액이 적어 여의치 않았다.

그때 아내가 맞벌이를 하겠다고 나섰다. 김씨로서는 말릴 이유가 없었다.

직업을 가진 뒤로 아내는 툭 하면 늦게 귀가했고, 가끔 술에 취해 돌아왔다.

차츰 부부싸움이 잦아졌다. 그런 날이면 아내는 외박도 서슴지 않았다.

김씨는 그제 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렸지만, 아내가 돌아오기를 바라며 이혼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내가 먼저 이혼 얘기를 꺼냈다. 김씨는 분통만 터뜨릴 뿐 동의할 수 없었다.
말만한 자식들을 키우기가 두려웠고, 무엇보다 아내가 돌아오리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지만 최근 상황은 비관적이다. 아내는 여전히 밖으로 나돌고, 김씨가 뭐라고 하면 \"그럼 이혼하자!\"라며 큰소리를 친다.

김씨는 얼마 전 한국남성의전화(소장 이옥이)에 전화를 걸어 이렇게 하소연했다. \"가족을 위해 20년간 고생해 왔다.

그런데 이제 아내는 물론 아이들까지 내 말에는 코방귀도 안 뀐다.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

앞날이 막막한 것은 김씨뿐만이 아니다. 많은 남성이 비슷한 위기에 처해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9년 한 해에 한국에서 이혼한 부부는 11만8천14쌍이나 된다.

그 해에 36만2천6백73쌍이 결혼했으니까, 세 쌍 가운데 한 쌍은 이혼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이혼을 요구 당하는 여성(37.9%)보다 이혼을 요구 당하는 남성(62.8%)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2001 〈사법연감〉).

최근 갤럽이 서울 거주 성인 5백55명을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 \'경우에 따라 이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남성은 60.8%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은 74.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 한국남성의전화 이옥이 소장은 \"그만큼 사회·경제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높아졌음을 뜻한다\"라고 분석했다.

아내들이 예전보다 쉽게 \'반란\'을 꿈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남성학연구회 정채기박사는 \"국가가 재산분할청구권 같은 제도를 마련하고, 경제적으로 독립(사회 진출)할 기회가 늘고, 거기에 여성운동이 가세하면서 여성들이 변했다\"라고 설명했다.

사회학자들은 여성들이 가부장제 사회의 현모양처로 돌아가기를 꺼린 지 꽤 오래되었다고 진단한다.

그들은 \"여성이 사회·경제적으로 변한 가정 생활 안에서 인간적 정체성을 찾아 몸부림치고 있다\"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예일대학 대니얼 레빈슨교수(임상심리학)에 따르면, 여성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에서 꽤 자유로워지는 30대 후반∼40대 초반이 되면, 시야를 넓히고 욕구를 채우기 위해 가정 밖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든다.

이때 만약 남편이 아내의 그런 욕구를 수용한다면, 부부 관계는 계속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남편은 그 점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

남성들은 오히려 더 쇠퇴해 간다. 아내나 자식의 변화에 둔감하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구태의연해진다. 따라서 아내의 불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진정한 위기는, 아내를 무능력하다고 보고, 또 실제 아내를 무능력하게 만들어 자신에게 예속시킬 때 찾아온다.

이 같은 가부장적 태도는 필연적으로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남성 중심 사고에 길든 남성일수록 이혼을 당하면 더 큰 충격과 모욕감을 맛본다. 지난 봄 이혼한 김 아무개씨(39)는 \"처음 몇 달간은 배신감과 분노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남성심리전문가 정혜신박사(마음과마음의원)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한국 남성은 정신적 에너지를 밖으로만 쏟도록 교육을 받아와서, 안에서 \'공격\'을 받으면 그만큼 충격이 심하다는 것이다.

일부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혼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혼하기 전까지는 여자가 더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이혼한 뒤에는 남성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여성은 이혼을 야기할 만한 문제에 봉착하면 먼저 그 사실을 깨닫고 대처한다.

〈제1의 성〉을 쓴 미국의 헬렌 피셔 박사(인류학)에 따르면, 여성은 부부 사이를 끊을 때, 그 이유에 대해서도 남성보다 더 명료하게 설명한다. 그만큼 동기에 대해 훨씬 더 예리하게 통찰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성 대부분은 이혼 이유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

\'사내가 오죽 못났으면\'하는 자기 목소리 때문에 1년 정도는 분노·불안·무기력·무능력·외로움에 시달린다.

왜곡된 남성성은 속병에 걸리게 만들기도 한다.

가면 뒤에 좌절과 절망의 얼굴을 숨긴 채 자신이 상처받고, 공허하고, 슬픔을 느낀다는 사실을 철저히 부인하는 것이다. 친구들에게 이혼했다고 털어놓고 사후 대책을 호소하는 여성과 대조적이다.

이혼 남성은 여성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는다.

법적으로 아내에게 재산을 50∼30% 정도 떼어주므로, 재산이 감소한다. 떠맡은 자녀를 양육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다.

또 우리 나라 형편에서 남성 혼자 자녀를 키우기란 쉽지 않다. 살림한 경험이 없어서 도시락 싸는 일, 자녀의 학교 생활을 돌보는 일 모두가 서투르다. 한마디로 모든 일이 혼란스럽다.


<시사저널 2001년 9월 10일 오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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